가을바람 2025 / 05 / 02 [오후 2:54:24]    
  준석 (   homepage ) [조회 : 11213]     

가을바람은 그냥 스쳐가지 않는다 밤별들을 못 견디게 빛나게 하고 가난한 연인들 발걸음을 재촉하더니 헤매는 거리의 비명과 한숨을 몰고 와 어느 썰렁한 자취방에 슬며시 내려 앉는다 그리고 생각나게 한다 지난 여름을, 덧없이 보낸 밤들을 못다 한 말들과 망설였던 이유들을 성은 없고 이름만 남은 사람들을…… 낡은 앨범 먼지를 헤치고 까마득한 사연들이 튀어 나온다 가을바람 소리는 속절없는 세월에 감금된 이의 벗이 되었다 연인이 되었다 안주가 되었다 가을바람은 재난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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